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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DM을 많이 보내도 반응이 없었던 이유

스마트스토어를 처음 운영하면 가장 답답한 문제 중 하나가 유입입니다.
상품을 등록했다고 바로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광고를 시작하자니 비용이 부담됩니다. 아내가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했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제품과 어울려 보이는 계정을 찾아 협찬 메시지를 보내봤습니다.

내용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제품을 무료로 보내드릴 테니 괜찮다면 소개해달라는 식의 제안이었습니다. 한두 명이 아니라 여러 계정에 비슷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보내다 보면 몇 명 정도는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반응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제품을 받아 간단히 사진이나 문구를 올려준 경우도 있었지만 스토어 유입이나 판매가 달라졌다고 느낄 정도의 변화는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때부터 문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협찬을 보내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보내느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팔로워 수만 보고 고르면 놓치는 것이 있었다

회사에서 건강기능식품 신제품을 준비할 때도 인플루언서나 콘텐츠 운영자를 검토할 일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단순히 팔로워가 많은 사람부터 고르지는 않았습니다.
평소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 어떤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제품과 콘텐츠 주제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봤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기능식품이라면 평소 패션이나 여행 콘텐츠를 주로 만드는 대형 계정보다, 규모가 조금 작더라도 운동이나 영양, 건강관리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는 계정이 제품을 설명하기에는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반면 개인 셀러 입장에서는 이런 과정을 많이 생략하게 됩니다.

  • 팔로워가 어느 정도 있다.
  • 사진 분위기가 제품과 잘 어울린다.

그 정도만 보고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사에서 하던 일과 비교하고 나니 차이가 선명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제품과 사람의 연결을 먼저 검토했는데, 개인 판매에서는 일단 제품을 받아줄 사람을 찾는 데 집중했던 것입니다.


협찬을 보냈다고 관심까지 함께 전달되는 것은 아니었다

비슷한 협찬 메시지를 여러 사람에게 보내다 보면 내용도 자연스럽게 비슷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제품을 제공해드리고 싶습니다.
괜찮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예의를 갖춘 제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하루에도 비슷한 제안을 여러 번 받는 계정이라면 누가 왜 자신에게 연락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아내가 보냈던 메시지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제품에 대한 설명은 있었지만 왜 하필 그 사람에게 제안했는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조건만 남았습니다.

이 경험 이후 인플루언서 협찬을 볼 때는 제품을 줄 수 있는가보다 먼저 이 사람이 이 제품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가를 보게 됐습니다.


회사와 개인 판매자는 협찬 조건부터 달랐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개인 판매자가 진행하는 협찬은 같은 방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확인 항목 회사에서 진행할 때 개인 판매자가 진행할 때
제품 제공 여력 상대적으로 큼 한 건도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음
브랜드 인지도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음 처음 보는 브랜드일 가능성이 큼
협업 자료 제품 자료, 가이드 등을 준비하기 쉬움 판매자가 직접 준비해야 함
대상 선정 여러 기준으로 검토 가능 시간과 인력이 제한적
실패 비용 여러 캠페인 중 하나일 수 있음 몇 건의 실패도 부담이 큼

개인 판매자에게 제품 하나를 보내는 것도 비용입니다.
상품 원가뿐 아니라 포장비와 배송비가 들어갑니다. 위탁상품이라면 협찬용 제품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은 인플루언서 협찬을 무료 홍보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광고비 대신 다른 형태의 비용을 쓰는 마케팅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무작정 많은 사람에게 제품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전략이 됩니다.


인플루언서를 볼 때 먼저 확인하게 된 것

협찬 실패 경험 이후에는 팔로워 숫자 하나보다 몇 가지를 함께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1. 첫 번째는 평소 어떤 주제를 다루는가입니다.
    최근 게시물 몇 개가 아니라 한동안 어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었는지를 봅니다.
  2. 두 번째는 팔로워와 실제로 대화하고 있는가입니다.
    팔로워 숫자가 많아도 게시물 반응이 거의 없을 수 있고, 규모는 작아도 댓글에서 꾸준히 대화가 이어지는 계정도 있습니다.
  3. 세 번째는 협찬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가입니다.
    게시물 대부분이 제품 협찬이라면 새로운 상품 하나가 올라가더라도 팔로워가 특별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네 번째는 우리 상품을 이야기할 이유가 있는가입니다.
    제품과 기존 콘텐츠 사이에 연결점이 없다면 좋은 사진 한 장은 나올 수 있어도 제품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 기준들은 화려한 마케팅 공식이라기보다, 실제로 무작정 협찬 메시지를 보내본 뒤 생긴 체크 항목에 가깝습니다.


협찬은 보내는 순간 끝나는 마케팅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제품을 보내고 게시물이 하나 올라오면 협찬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사진 한 장이 아니라 그다음입니다.
실제로 스토어 방문이 있었는지, 제품 문의가 생겼는지,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이 늘었는지 등을 봐야 합니다.

아내 스토어의 경우 협찬 게시물이 올라간 사례가 있었지만, 그 이후 유입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면 단순히 게시물을 올려줬다는 결과만으로 협찬 성과를 판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초기 운영 단계의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제공할 수 있는 제품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책에서 다시 보게 된 것은 관계라는 단어였다

이후 러셀 브런슨의 《트래픽 설계자》를 읽으면서 인플루언서나 다른 사람의 고객층에 접근할 때 먼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책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작정 비슷한 메시지를 보내고 제품을 제공했던 경험을 돌아보면, 상대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인지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제안부터 했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결국 개인 판매자에게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에게 한 번씩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맞는 사람을 먼저 찾아내는 일이었습니다.


많이 보내는 것보다 맞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

인플루언서 협찬이 잘되지 않았을 때 처음에는 메시지 수가 부족한 줄 알았습니다.
더 많이 보내면 확률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제품 한 개를 보내는 것도 비용이고, 그 제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시간도 비용입니다.
그렇다면 100명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보다 우리 상품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먼저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협찬 메시지를 다시 보낸다면 가장 먼저 묻고 싶은 질문도 달라졌습니다.

“이 사람은 우리 제품을 소개해줄 수 있는 사람인가?”
보다,
“이 사람이 평소 만드는 콘텐츠 안에 우리 제품이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가?”
를 먼저 볼 것 같습니다.

그 차이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무작정 DM을 보내던 때와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보는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참고한 책: 러셀 브런슨, 《트래픽 설계자(Traffic Secr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