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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실무

클릭은 많은데 왜 안 샀을까

마케팅부스터 2026. 9. 14. 20:41

클릭은 많은데 왜 안 샀을까

온라인 광고를 운영하다 보면 클릭이 잘 나오는데도 주문이 따라오지 않는 상품이 있습니다.
광고 관리자 화면만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광고가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키워드가 잘못됐는지, 광고비를 너무 많이 쓰고 있는지, 타깃이 맞지 않는지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저도 실제로 온라인 판매를 운영하면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광고를 통해 상품 페이지로 들어오는 클릭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상품을 눌러 상세페이지까지 들어왔는데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기대보다 낮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광고 설정보다 고객이 클릭한 다음 처음 보는 화면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클릭 이후에 고객이 보는 것은 광고가 아니었다

광고는 고객을 상품 페이지까지 데려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페이지에 들어온 고객이 구매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순간부터는 광고 문구보다 상품 페이지의 역할이 더 커집니다.

저희 상품 페이지를 다시 보니 첫 화면에서 고객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은 아래쪽에 충분히 있었지만, 처음 들어온 고객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제품은 어떤 제품인가?
나에게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1박스와 여러 박스를 구매했을 때 무엇이 다른가?
여러 개를 구매하면 얼마나 유리한가?

판매자는 상세페이지 전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 들어온 고객은 다릅니다. 고객은 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의 스크롤 안에서 계속 볼지 나갈지를 판단합니다.

그래서 상세페이지의 디자인을 전부 바꾸는 대신 첫 화면의 역할부터 다시 정리했습니다.


첫 화면에 핵심 요약을 따로 만든 이유

제가 먼저 수정한 것은 상세페이지 상단이었습니다.
기존처럼 제품 이미지를 보여주고 아래에서 하나씩 설명하는 방식보다, 고객이 처음 들어왔을 때 제품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요약 영역을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목적은 많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상세페이지 아래쪽에 흩어져 있던 중요한 내용을 처음부터 전부 설명하려 하지 않고,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이 먼저 확인할 정보만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상세페이지 전체를 하나의 긴 설명서라고 본다면 첫 화면은 목차가 아니라 요약본에 가깝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무엇을 판매하는지, 어떤 부분을 먼저 확인하면 되는지 이해한 다음 상세 정보를 읽도록 순서를 바꾼 것입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상세페이지의 첫 화면은 단순히 예쁜 이미지를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첫 화면의 역할은 고객에게 다음 내용을 계속 볼 이유를 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1박스·2박스·3박스 할인율도 바로 보이게 했다

두 번째로 손본 것은 옵션이었습니다.
상품을 1박스, 2박스, 3박스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판매자 입장에서는 옵션별 가격을 이미 알고 있으니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고객에게는 선택해야 할 정보가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1박스를 사야 할지, 2박스를 사야 할지, 3박스가 얼마나 더 저렴한지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옵션을 보여줄 때 단순히 판매가격만 나열하는 것보다 각 옵션별 할인율을 고정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페이지를 보면서 다시 계산할 필요 없이,

1박스
2박스 — 할인율
3박스 — 할인율

처럼 구매 수량에 따른 차이를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작업의 목적도 할인 자체를 크게 강조하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구매 직전에 해야 하는 계산을 하나 줄이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제가 바꾼 것은 퍼널보다 선택 과정이었다

마케팅 책을 읽다 보면 세일즈 퍼널이라는 개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광고를 통해 고객을 데려오고, 하나의 흐름을 따라 다음 행동을 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러셀 브런슨의 《마케팅 설계자》에서도 고객이 여러 방향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구매 동선을 설계하는 개념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하지만 실제로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오픈마켓을 운영해보면 책에서 설명하는 퍼널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자사몰이라면 메뉴를 없애거나 별도의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구매 동선을 직접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다릅니다.
플랫폼이 이미 화면 구조를 결정하고 있고, 고객은 같은 화면에서 가격, 리뷰, 배송, 옵션뿐 아니라 경쟁 상품까지 비교합니다.

그래서 저는 퍼널을 새로 만든다는 생각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 고객이 망설이는 요소를 하나씩 줄이는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구분 자사몰 쿠팡·스마트스토어
화면 구성 운영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설계 플랫폼 구조에 영향을 많이 받음
구매 동선 직접 설계 가능 통제 가능한 영역이 제한적
경쟁상품 비교 상대적으로 차단 가능 검색·가격 비교가 쉬움
옵션 표현 자유도가 높음 플랫폼 옵션 구조 활용
셀러가 집중할 부분 전체 구매 흐름 설계 상세페이지·가격·리뷰·옵션 판단 단순화

이 차이를 경험하고 나니 책에서 말하는 개념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보다 판매 채널 안에서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상세페이지를 고칠 때 디자인보다 먼저 보는 것

상세페이지를 수정한다고 하면 이미지나 글씨체부터 바꾸기 쉽습니다.
물론 디자인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클릭은 계속 발생하는데 주문이 부족하다면 저는 지금은 먼저 다른 질문을 합니다.

  • 고객이 첫 화면에서 무엇을 파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는가?
  • 옵션별 차이를 별도의 계산 없이 알 수 있는가?
  • 구매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찾기 위해 너무 많이 내려가야 하지는 않는가?
  • 고객이 선택하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질문이 너무 많지는 않은가?

이 네 가지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지 디자인만 계속 바꿔도 전환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도 상세페이지 전체를 한 번에 뜯어고친 것이 아니라 첫 화면과 옵션처럼 구매 판단에 직접 닿는 영역부터 수정했습니다.

아직 한 번의 수정만으로 모든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상품 가격이나 광고 유입, 리뷰, 경쟁 상황 등 전환에는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변경 전후 데이터를 따로 보고 어떤 요소가 실제 구매 행동에 영향을 줬는지 확인할 생각입니다.


클릭 다음을 보기 시작했다

광고를 운영하다 보면 클릭률과 광고비에 시선이 먼저 갑니다.
하지만 클릭은 구매 과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광고가 고객을 데려왔다면 상세페이지는 그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상세페이지 첫 화면에 핵심 요약을 만들고, 1박스·2박스·3박스의 할인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수정했습니다.

거창한 퍼널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제품을 이해하고 옵션을 선택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작은 고민을 줄인 것입니다.

앞으로 상세페이지를 수정할 때도 예쁜 화면을 만드는 것보다 먼저 볼 생각입니다.

“지금 이 화면에서 고객이 다음 행동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 질문 하나가 상세페이지를 보는 기준을 많이 바꿨습니다.


참고한 책: 러셀 브런슨, 《마케팅 설계자(DotCom Secrets)》, 윌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