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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공포 마케팅을 경계하는 이유

최근 건강기능식품 광고를 살펴보면 제품의 원료나 기능성을 설명하기보다 소비자의 불안을 먼저 자극하는 영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유튜브나 SNS에서 판매되는 일부 건강 관련 제품은 특정 원료를 섭취하면 혈관이 깨끗해지거나 막힌 혈관이 뚫리는 것처럼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는 제약회사에서 건강 관련 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러한 광고 방식에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일은 중요하지만, 건강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것과 제품의 가치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조사하면서 발견한 표현들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조사할 때 저는 아이템스카우트로 관련 키워드를 살펴보고, 메타 광고 라이브러리에서 실제 집행되는 광고 소재를 함께 확인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제품의 원료나 구성보다 건강에 대한 위기감을 먼저 강조하는 광고입니다.

예를 들어 혈관 내부에 이물질이 쌓여 있는 듯한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특정 원료를 섭취한 뒤 혈관이 뚫리는 듯한 영상 효과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광고는 짧은 시간에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에서 전달하는 인상이 실제 제품의 인정된 기능성을 넘어선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원료에 관한 연구 결과와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의 기능성은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특정 원료를 연구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원료가 들어간 모든 제품이 같은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공포를 먼저 보여주는 광고의 한계

공포 마케팅은 소비자가 걱정하는 상황을 먼저 보여준 뒤 해당 제품을 해결책처럼 제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건강 관련 제품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혈관, 혈당, 노화처럼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주제는 자칫 질병이나 건강 악화에 대한 불안으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영상의 내용을 객관적인 제품 정보보다 더 강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광고가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제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까지 만들어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불안감을 크게 조성한 뒤 특정 식품을 해결책처럼 제시하면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의약품과 혼동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광고를 볼 때 확인하는 기준

건강 관련 제품의 광고를 검토할 때는 강한 문구를 사용했는지보다 그 문구가 실제 제품 정보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 항목 주의해서 볼 부분
원료 설명 원료 연구 결과를 제품 자체의 효과로 확대했는가
기능성 표현 인정된 기능성 범위를 넘어섰는가
시각 자료 영상이나 이미지가 과장된 효과를 암시하는가
소비자 불안 건강 악화를 과도하게 강조하는가
제품 구분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처럼 보이게 하는가

특히 혈관이 뚫린다는 식의 표현은 실제 제품의 효능에 대해 소비자가 잘못 이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은 질병의 예방·치료 효능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와 거짓·과장 광고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장뿐 아니라 영상 전체가 전달하는 의미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왜 다른 방식을 선택할까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신뢰를 고려해 소비자의 불안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광고를 지양합니다.
단기적으로 관심을 끄는 표현보다 장기적으로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같은 광고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OE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이라고 해서 광고에 문제가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OEM은 제품의 생산 방식이며 광고 표현의 적법성과는 별개입니다.

제가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제조 방식이 아니라 제품의 객관적인 정보보다 과장된 건강 개선 이미지를 앞세우는 판매 방식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필요한 것은 불안을 키우는 장면보다 정확한 기능성, 원료, 함량, 섭취방법과 주의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릭을 만드는 광고와 신뢰를 만드는 광고

건강기능식품 마케팅에서 광고 효율은 중요합니다.
클릭이 발생해야 상세페이지 방문으로 이어지고, 실제 구매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클릭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광고가 좋은 정보를 제공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극단적인 건강 문제를 보여주는 영상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는 있어도, 해당 제품이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다르다면 장기적인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마케팅에 연결해 생각할 때도 저는 설득과 조작의 차이를 중요하게 봅니다.
소비자가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과 불안감을 이용해 구매를 재촉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건강기능식품 광고를 살펴보면서 계속 확인하려는 질문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광고는 제품을 정확하게 이해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소비자의 걱정을 더 크게 만들고 있는가?”

건강과 관련된 제품일수록 광고 성과뿐 아니라 전달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브랜드 신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행위의 금지)
참고한 책: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