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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재구매 고객은 언제 다시 제품을 찾을까

앞선 글에서는 광고 데이터와 판매 데이터, 고객 문의와 리뷰처럼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함께 보는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생겼습니다.

“한번 구매한 고객은 언제 다시 제품을 찾을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다 보면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광고비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이미 한번 구매한 고객이 언제 다시 돌아오는지는 상대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광고 효율이나 신규 주문 수는 자주 확인하면서도 재구매는 월별 수치 정도로만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켓 5.0》을 읽으면서 예측 마케팅(Predictive Marketing)에 관한 내용을 접하자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AI와 알고리즘을 떠올렸습니다. 고객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서 다음 구매 시점을 예측하고,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적절한 제안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실제 판매 환경을 생각해 보면 한계도 분명합니다. 고객이 제품을 언제 개봉했는지, 매일 챙겨 먹고 있는지, 며칠씩 빼먹었는지까지 판매자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다 주문 데이터를 보면서 오히려 단순한 사실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에는 대부분 ‘몇 일분’이라는 기본 사용 기간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30일분 제품을 한 박스 구매한 고객과 3개월분을 구매한 고객의 다음 구매 시점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복잡한 예측 모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고객이 산 제품이 대략 언제쯤 소진될 수 있는지와 실제 재구매가 어느 정도 간격으로 나타나는지를 비교해 보는 일이었습니다.


본론 1: 30일분이라고 30일 뒤에 다시 사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30일분이면 한 달 뒤, 90일분이면 세 달 뒤 재구매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 주문 기록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습니다. 어떤 고객은 여러 박스를 한꺼번에 구매하고, 어떤 고객은 매일 챙겨 먹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제품과 번갈아 섭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에 적힌 섭취 기간을 정답이 아니라 기준점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한 박스를 구매한 고객은 어느 시점부터 다시 주문하는지, 여러 박스를 구매한 고객은 재구매 간격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제품의 예상 사용 기간과 실제 주문 간격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보는 방식입니다.

이런 자료를 비교해 보면 고객 한 명 한 명의 행동을 정확하게 맞히지는 못해도 상품별로 재구매가 나타나는 대략적인 구간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예측 마케팅을 꼭 “누가 다음 주에 다시 살 것인가”를 맞히는 기술로만 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론 2: 할인보다 먼저 필요한 시점을 본다

재구매를 고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할인 쿠폰입니다.

하지만 쿠폰을 보내는 시점이 고객의 상황과 맞지 않으면 할인 자체가 큰 의미를 만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객에게 다시 사라고 하면 아직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예상 사용 기간보다 훨씬 늦게 접근하면 이미 다른 제품을 알아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구매를 볼 때는 가격보다 먼저 고객의 시간을 생각해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확인할 내용 보는 이유
제품의 기본 구성 대략적인 사용 기간 파악
구매 수량 예상 소비 기간 차이 확인
실제 재구매 간격 제품 기간과 실제 행동 비교
반복 문의 사용 중 필요한 정보 파악

 

예를 들어 한 달분 제품이라고 해서 정확히 30일째 구매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재구매가 어느 구간부터 나타나는지 확인한 뒤 그 시점 전후에 고객이 제품을 다시 찾기 쉽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구매 초반에는 제품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주고, 재구매 시점이 가까워질 때는 다시 찾기 쉽게 안내하는 정도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업에는 AI를 활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주문 날짜와 구매 수량을 정리해 상품별 재구매 간격을 비교하거나 반복되는 패턴을 빠르게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AI가 계산한 평균값을 모든 고객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숫자를 정리하는 것과 고객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본론 3: 예측은 미래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일이다

《마켓 5.0》의 예측 마케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고객의 미래 행동을 정확하게 맞히는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업에 대입해 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가진 데이터만으로는 고객 한 명 한 명의 다음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대략 어느 시점부터 다시 제품을 찾기 시작하는지는 과거 주문 기록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마케팅의 질문은 달라집니다.

“누가 이탈할까?”보다
“언제 고객에게 다시 제품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을까?”

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구매 직후 고객에게 재구매를 서두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실제 사용 기간이 어느 정도 지난 고객에게는 다시 제품을 찾기 어렵지 않도록 안내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보다 고객의 시간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었습니다.


결론: 고객의 시간을 읽는 것도 데이터 마케팅이다

《마켓 5.0》을 읽으며 처음에는 예측 마케팅이라는 단어 자체에 조금 압도됐습니다.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고 수많은 고객 행동을 분석해야 제대로 된 예측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주문 데이터를 다시 살펴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의 구성, 고객이 구매한 수량, 실제 재구매가 일어난 간격. 이 세 가지 정도만 연결해도 재구매 시점을 생각할 기준은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물론 30일분을 샀다고 정확히 30일 동안 매일 섭취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품의 사용 기간은 답이 아니라 하나의 기준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기준과 실제 고객 행동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예측 마케팅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기술이라기보다 고객의 다음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준비에 가까웠습니다.

AI는 그 시간을 계산하고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질문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합니다.

“이 시점의 고객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재구매를 유도하는 혜택일 수도 있고, 제품을 다시 찾기 쉽게 만드는 안내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굳이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좋은 예측은 고객보다 먼저 결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를 느끼는 순간에 브랜드가 준비되어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30일분 제품이면 30일 후를 재구매 시점으로 잡으면 되나요?
정확한 기준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섭취 습관과 구매 수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기본 사용 기간과 실제 재구매 주문 간격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재구매를 늘리려면 할인 쿠폰이 꼭 필요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객에게 아직 제품이 충분히 남아 있다면 할인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먼저 고객이 다시 제품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AI는 재구매 분석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상품별 구매일, 수량, 다음 주문까지 걸린 기간을 정리하거나 반복 패턴을 비교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산된 평균값을 개별 고객의 실제 행동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공식 도서 정보

  • 책 이름: 마켓 5.0
  • 저자: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 부제: 인간성을 향한 기술
  • 국내 출간: 2021년
  • 주요 내용: 데이터 기반 마케팅, 예측 마케팅, 맥락 마케팅, 애자일 마케팅

[글쓴이의 안내]
이 글은 《마켓 5.0》의 예측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실제 건강기능식품의 상품 구성과 재구매 주문 간격을 비교해 보고, 복잡한 알고리즘 없이도 고객이 다시 제품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한 과정을 정리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