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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후기보다 나와 닮은 후기

마케팅부스터 2026. 9. 25. 12:35

서론: 후기가 수천 개여도 망설여지는 이유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후기부터 확인합니다. 별점은 몇 점인지, 구매 후기는 얼마나 쌓였는지를 보면서 이 상품을 사도 괜찮을지 판단합니다.

후기가 수천 개이고 평점도 높다면 처음에는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막상 리뷰를 읽어보면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아요.”
“배송 빨라요.”
“잘 사용해볼게요.”

비슷한 문장이 반복될 뿐 내가 실제로 궁금했던 내용은 찾기 어려울 때입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없을 때 다른 사람의 행동을 참고하는 현상을 ‘사회적 증거의 원칙’으로 설명합니다.

책을 읽으며 제가 특히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는 숫자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어떤 선택을 했는가.

온라인 쇼핑의 후기에서도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체험 기회를 제공하거나 초기 고객 리뷰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마케팅 활동을 진행합니다. 어느 정도 후기가 쌓이면 처음 상품을 접하는 고객이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함께 늘어납니다.

반면 아내가 운영하는 작은 위탁판매 스토어는 상황이 다릅니다. 동일한 상품을 여러 판매자가 판매하기 때문에 우리 스토어에만 수백, 수천 개의 후기를 빠르게 쌓기는 어렵습니다.

상품을 처음 등록했을 때는 리뷰가 아예 없거나 몇 개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후기가 적으면 결국 후기 많은 판매자를 이길 수 없는 걸까?”


본론 1: 많은 사람보다 가까운 사람이 중요한 이유

사회적 증거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연구 중 하나가 호텔의 수건 재사용 실험입니다.

연구진은 단순히 환경보호를 위해 수건을 다시 사용해달라고 요청하는 문구와, 다른 투숙객들도 수건을 재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담은 문구를 비교했습니다.

사회적 규범을 알려준 문구가 더 효과적이었고, 특히 이전에 같은 객실을 사용했던 투숙객들의 행동을 알려줬을 때 가장 높은 재사용률이 관찰됐습니다.

이 연구를 읽으면서 온라인 쇼핑의 후기도 비슷하게 바라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이 찾는 것은 반드시 ‘후기 3,000개’라는 숫자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업무 중 사용하려는 상품이라면 단순히 “좋아요”라는 후기보다

“회사 책상에 두고 사용하기 편했습니다.”
“개별 포장이라 출근할 때 챙기기 편했습니다.”

처럼 자신과 비슷한 사용 상황이 담긴 후기가 실제 구매 판단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본론 2: 후기 숫자를 억지로 늘리지 않기로 했다

후기가 부족한 작은 스토어를 운영하다 보면 숫자부터 채우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지인에게 형식적인 후기를 부탁하거나 실제 구매경험과 관계없는 후기를 만들어 숫자만 늘리는 방법은 결국 신뢰 문제로 돌아옵니다.

비슷한 문장과 지나치게 좋은 평가만 반복되면 오히려 소비자가 후기 자체를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스토어에서는 후기 숫자만 빠르게 늘리는 것보다 실제 구매 고객이 어떤 부분을 궁금해했고 무엇을 확인했는지를 살펴보는 쪽에 더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배송이 어땠는지, 포장은 어땠는지, 어떤 구성으로 구입했는지처럼 실제 구매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는 짧더라도 다음 고객에게 꽤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었습니다.


본론 3: 좋은 후기만 보여주는 것이 정답일까

상세페이지를 구성할 때도 처음에는 당연히 별점이 높은 후기만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포장은 생각보다 단순했지만 배송은 빨랐습니다.”
“크기가 제가 예상한 것보다 조금 컸습니다.”

처럼 아쉬운 점이 함께 적혀 있는 후기가 오히려 상품을 판단하는 데 더 많은 정보를 줄 때도 있습니다.

고객이 찾는 것은 항상 완벽한 상품이 아니라 ‘이 정도의 단점이라면 내가 괜찮을까?’를 판단할 정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기 개수가 많지 않다면 모든 후기의 숫자를 강조하기보다 상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상황이나 구매 전에 궁금해할 만한 정보가 담긴 후기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보여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후기를 광고 문구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의 표현을 가능한 그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결론: 고객은 숫자와 함께 자신과 닮은 사람을 찾는다

《설득의 심리학》의 사회적 증거 원칙을 온라인 스토어에 대입하면서 후기 숫자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물론 후기가 많다는 사실 자체도 중요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작은 스토어가 후기 숫자만으로 대형 판매자와 경쟁하려고 하면 끝이 없습니다.

대신 적은 후기라도 고객이

“이 사람은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샀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이 있다면 그 후기의 역할은 달라집니다.

작은 스토어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짜 숫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이 남긴 작은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소비자가 후기에서 찾는 것은 수천 명의 낯선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한 번 더 확인해줄 ‘나와 비슷한 누군가’일지도 모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품 등록 초기라 후기가 하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후기를 억지로 만들기보다 제품 구성, 실제 포장 상태, 크기, 배송 방식 등 고객이 구매 전에 확인하고 싶어 할 정보를 판매자가 직접 충실하게 제공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실제 구매가 발생한 뒤부터 고객 후기를 차근차근 쌓는 편이 좋습니다.

 

Q. 별점이 높은 후기만 상세페이지에 보여주는 게 좋을까요?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장점뿐 아니라 구매 전에 참고할 만한 현실적인 정보가 포함된 후기도 고객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고객이 작성한 후기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임의로 내용을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위탁판매 상품이라 다른 판매자와 차별화하기 어렵지 않나요?
제품 자체가 같더라도 배송, 포장, 문의 응대 등 판매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험은 판매자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내 스토어 고객이 남긴 이런 경험이 시간이 지나면서 고유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공식 도서 정보

  • 책 이름: 설득의 심리학 1
  • 저자: 로버트 B. 치알디니
  • 출판사: 21세기북스
  • 핵심 주제: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소성 등 사람의 선택과 승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 원칙

21세기북스 공식 목록에는 현재 《설득의 심리학 1(개정 6판)》이 로버트 B. 치알디니 저서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글쓴이의 안내]
이 글은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중 사회적 증거의 원칙을 온라인 커머스 환경에 대입해보며, 회사의 마케팅 업무와 작은 위탁판매 스토어를 운영하며 느낀 차이를 정리한 실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