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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업무 우선순위, 누가 결정할까?
오전에는 상사에게 요청받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오후에는 영업팀에 전달할 자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영업팀에서 연락이 옵니다.
"출하된 제품에 문제가 생겼는데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업무를 먼저 처리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업무 우선순위를 이야기할 때 중요도와 긴급도를 구분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회사에서는 여기에 한 가지 기준이 더 필요합니다.
바로 회사의 보고 체계와 의사결정 권한입니다.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도 평상시의 업무와 긴급한 상황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1. 평상시에는 상사의 업무 요청이 우선이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직책과 보고 체계가 명확한 편입니다.
마케터에게 일정 수준의 업무 자율성이 보장되지만, 최종 결재권은 상사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평상시에는 상사의 업무 요청을 우선해서 처리합니다.
이는 단순히 직급이 높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상사는 부서의 업무 진행 상황과 일정, 주요 의사결정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실무자가 개별 업무의 중요도를 판단할 수는 있지만, 부서 전체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문화와 권한 위임 수준에 따라 실무자가 직접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회사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근무하는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2. 긴급한 요청은 평상시와 다르게 판단한다
그렇다면 상사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을 때 다른 부서에서 긴급한 요청이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는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영업팀에서 단순히 자료를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과 이미 출하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고객 클레임이나 제품 품질·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다면 신속한 확인과 대응이 필요합니다.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영업팀의 매출에 큰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업무는 처리 시점을 놓쳤을 때 회사와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긴급 상황에서는 기존 업무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문제의 심각성과 영향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에 관한 문제는 마케팅 담당자가 임의로 판단해서 처리하기보다 관련 부서에 즉시 공유하고 회사의 정해진 대응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평상시에 상사의 요청을 우선한다는 원칙과 긴급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3. 모든 '급한 업무'가 실제로 긴급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여러 부서에서 급하게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하지만 요청하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긴급함의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부서에서는 오늘 안에 필요한 자료를 긴급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다른 부서에서는 거래처의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긴급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청을 받았다면 단순히 급하다는 표현보다 실제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업무 상황 | 우선 확인할 내용 |
|---|---|
| 상사의 일반 업무 요청 | 마감일과 보고 일정 |
| 영업팀의 자료 요청 | 실제 사용 시점과 지연 영향 |
| 고객의 중대한 클레임 | 고객 피해 가능성과 관련 부서 대응 |
| 출하 제품의 품질 문제 | 안전·품질 위험과 사내 보고 절차 |
| 유통 문제 발생 | 공급 차질과 예상되는 매출 손실 |
예를 들어 단순한 자료 요청이라면 기존 업무 일정을 설명하고 처리 시간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나 제품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관련 부서와 즉시 대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 우선순위는 요청한 사람의 목소리보다 처리가 지연됐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우선순위가 바뀐다면 상사에게 보고한다
실제 업무에서는 긴급한 요청을 처리해야 한다고 해서 기존에 진행하던 업무를 아무런 설명 없이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상사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하고 업무 순서를 조정하는 방식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 현장에서 중요한 유통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왜 빠른 대응이 필요한지, 기존 업무 일정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다른 업무가 급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사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영업팀에서 요청이 들어와 기존 업무를 미루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는 편이 더 구체적입니다.
"현재 영업팀에서 공급 차질에 따른 매출 손실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우선 확인하면 기존 보고서 완료 시간이 늦어질 수 있어 업무 순서 조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긴급한 품질·안전 문제처럼 즉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고만 기다리며 조치를 지연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에서 정한 긴급 대응 절차에 따라 관련 부서에 즉시 알리고 필요한 보고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처럼 업무 순서를 조정할 때는 기존 업무의 책임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마케터에게 필요한 업무 판단 능력
마케팅 업무는 혼자 완성할 수 없는 일이 많습니다.
영업팀과 제품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유관부서와 일정을 조율하며,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경력이 쌓일수록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 처리하기보다 여러 업무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사의 지시를 우선하는 것은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를 존중하는 일입니다.
반면 긴급한 고객 문제나 유통상의 손실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회사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판단입니다.
둘 중 하나만 옳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평상시 상사의 업무 요청을 우선하되,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상황을 보고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결국 마케터가 갖춰야 할 능력은 단순히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어떤 업무를 먼저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며, 변경된 일정을 책임 있게 관리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업무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누가 요청했는지가 아니라 현재 상황이 평상시인지, 즉시 대응해야 하는 문제인지 구분하는 일입니다.
[글쓴이 안내]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실제 회사의 보고 체계와 유관부서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업무 요청 대화는 이해를돕기 위한 예시이며, 특정 사건의 실제 대화를 재현한 것은 아닙니다. 회사마다 결재권과 업무 처리 절차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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