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서론: “20대부터 50대까지 다 잡으면 안 됩니까?”

《마켓 5.0》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본 부분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시장 안에서 동시에 소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베이비부머부터 X세대, 밀레니얼과 Z세대까지 같은 제품을 보더라도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소비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침 회사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신규 마케팅 방향을 논의하던 회의에서 후배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선배님, 이 제품은 40~50대가 직접 구매할 수도 있고 20~30대가 부모님 선물로 살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상세페이지에서 둘 다 잡으면 시장이 더 커지는 것 아닐까요?”

 

처음 들으면 상당히 합리적인 이야기입니다. 실제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굳이 한쪽만 바라볼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서 ‘나이’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구매하는 이유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 먹기 위해 제품을 찾는 고객은 원료와 기능성, 섭취 방법, 가격처럼 자신의 생활과 직접 관련된 정보를 중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부모님께 드릴 제품을 찾는 고객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신뢰, 포장 상태, 선물하기에 적절한 구성처럼 다른 기준을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꿨습니다.

“20대와 50대를 어떻게 동시에 잡을까?”가 아니라 “이 두 고객은 왜 같은 제품을 서로 다른 이유로 사고 있을까?”

《마켓 5.0》의 세대 이야기를 실제 이커머스에 적용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 부분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본론: 고객의 나이보다 구매 상황을 나눠본다

처음에는 연령별로 메시지를 나누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판매 페이지에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쿠팡처럼 하나의 상품 페이지를 많은 고객이 함께 보는 환경에서는 방문자의 연령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상세페이지를 보여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고객의 이야기를 한 페이지에 넣으면 메시지가 복잡해집니다. 상단에서는 직접 섭취하는 고객에게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부모님 선물 이야기가 등장하고, 다시 원료 설명으로 돌아가면 고객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 제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령보다는 구매 목적을 기준으로 구조를 다시 바라봤습니다.

구분 직접 구매 선물 구매
주요 관심 제품 정보·섭취 편의 신뢰·구성·포장
구매 질문 내가 꾸준히 이용하기 좋은가 부모님께 드리기 적절한가
필요한 정보 원료·기능성·섭취법 브랜드·구성·선물 편의
메시지 역할 제품 선택 근거 선물 선택의 불안 해소

 

상세페이지의 중심은 제품 자체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에 두되, 선물 목적으로 들어오는 고객이 놓치기 쉬운 정보는 별도로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에서도 ‘부모님 선물’을 찾는 고객과 제품 자체를 검색하는 고객에게 같은 문장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입 광고에서는 각자의 구매 목적에 맞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상품 페이지에서는 제품을 판단하기 위한 공통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AI도 이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연령별 카피를 무작정 만들어 달라고 하기보다 실제 유입 검색어와 고객 문의를 나눠보고 어떤 구매 목적이 반복되고 있는지 분류하는 작업을 맡기는 편이 더 유용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50대는 이런 사람이다”, “20대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30대 고객도 자신이 먹으려고 살 때와 부모님께 선물하려고 살 때 전혀 다른 기준으로 제품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대보다 상황이 구매 이유를 더 선명하게 설명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론: 타깃을 좁힌다는 것은 사람을 버리는 일이 아니다

마케팅에서 타깃을 좁히라고 하면 처음에는 시장을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더 많은 연령대와 더 많은 키워드를 포함할수록 판매 기회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세페이지를 만들다 보면 반대의 문제가 생깁니다. 모든 고객에게 말을 걸려고 할수록 문장은 길어지고, 결국 누구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인지 알기 어려워집니다.

《마켓 5.0》에서 세대별 차이를 다루는 내용을 현업에 대입하면서 저는 ‘세대를 나눠야 한다’보다 ‘사람마다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가 다를 수 있다’는 쪽에 더 주목하게 됐습니다.

직접 이용하려는 고객과 선물하려는 고객은 같은 상품을 결제하더라도 해결하려는 문제가 다릅니다. 그래서 좋은 타깃팅은 고객을 나이로 잘게 쪼개는 작업이라기보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제품을 찾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AI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때도 같은 질문을 해볼 생각입니다.

“이 고객은 몇 살인가?”보다 “왜 지금 이 제품을 찾았는가?”

그 질문이 선명해지면 상세페이지의 문장과 광고 키워드, 옵션 구성 역시 조금씩 단순해집니다.

타깃을 좁힌다는 것은 고객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제품을 선택할 이유를 더 선명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본인용과 선물용 고객이 함께 있다면 상세페이지를 두 개로 만들어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품의 판매 구조와 플랫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나의 페이지를 유지하면서 광고 소재나 상품 구성, 선물 관련 정보를 구분해 제공하는 방식부터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Q. 세대별 마케팅은 의미가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대에 따라 익숙한 미디어와 소비 경험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연령만으로 고객의 구매 이유를 모두 설명하려 하기보다 실제 검색어와 문의, 구매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AI는 타깃 분석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고객 문의, 검색어, 후기 등을 구매 목적별로 분류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AI가 타깃을 대신 결정하게 하기보다 반복되는 구매 상황을 발견하는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공식 도서 정보

  • 책 이름: 마켓 5.0
  • 저자: 필립 코틀러, 허마원 카타자야, 이완 세티아완
  • 부제: 인간성을 향한 기술
  • 국내 출간: 2021년
  • 주요 내용: 세대별 소비 환경, 데이터 기반 마케팅, 예측 마케팅, 맥락 마케팅

[글쓴이의 안내]
이 글은 《마켓 5.0》의 세대별 소비자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면서 실제 이커머스 현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고객과 선물 목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고민한 과정을 정리한 서평입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실제 플랫폼과 고객 행동에 맞춰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계속 확인해 보고 있습니다.